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영화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냥 넘겼던 이야기들. 96명의 여배우들이 들려주는 할리우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성평등이 어떤 지점을 말하는 것이지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먼 인 할라우드, This change everything 기본정보
영어 원재가 참 마음에 듭니다. 영어는 문장으로, 특히 '동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한글은 '명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두 제목이 나름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제목인 것 같아요.
- 개봉시기: 2019
- 장르: 다큐먼터리
-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96분
- 감독: 도나 휴
- 배우: 비나 데이비스, 메릴 스트립, 나탈리 포트만, 케이트 블란체, 클로이 모레츠, 리즈 위더스푼, 산드라 오, 제시카 차스테인, 조 샐다나, 마리사 토메이, 로사리오 도슨, 질리언, 앤더슨, 샤론 스톤,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여 제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가 엄청나게 높은 출연료를 주지는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 사람들이 다 한 편의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이들이 '할 말'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줄거리
다큐멘터리 영화이기 때문에 '줄거리'라는 표현이 조금은 어색합니다만,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혹시 과제를 위해서 이 블로그글을 검색해 오셨다면, 영화를 꼭 보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글 몇 개를 가지고 이해하지 마시고 본 편을 보시고 직점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영화 우먼 인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이라고 일컬어지는 할리우드의 산업저변에 깔려있는 저평가된 여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누구나 알고 있는 배우들이 등장하여서, 할리우드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드러나 있는 여성에 대한 인식, 평등에 대한 인식을 꼬집고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여성에 대한 성 차별적 인식
디렉팅(연기지도)을 해줄 테니 무릎에 앉으란 감독도 있었습니다.
톰행크스도 감독 무릎에 앉나요?
-샤론 스톤-
단순히 이런 성희롱, 추행과 같은 스토리는 이미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16살짜리 클로이 모레츠에게 가슴 강조하여 뽕을 하라고 말한 제작사 대표가 있다고 한다. 연기에 자부심을 갖고 프로 배우로서 일하려는 '배우'였으나, 이들이 영화제작 현장에서 받은 대접은 백인 남성들이 좋아하는 성적 대상화된 '여배우'였다. 여배우와 여성을 대체로 어떤 주체인지 인지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성차별은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기회가 적거나 없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영화나 TV 미디어에서 여성을 어떻게 그려가는지에 따라가 아이들이 모습을 학습합니다. 그래서 여성의 배역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만 보고자란 아이는, 특별하지 않는 한 그 이상을 생각해 보고 상상하며 자라나기 힘든 거죠. 그 이상은 가상으로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미 변화한 할리우드의 여성들
이미 요즘 우리가 보는 영화들은 여성이 중심인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좋은 영향'들이 미국 사회 내에 그리고 우리 사회내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더 남아 있습니다. 할리우드의 주요한 자리의 절대다수를 꿰차고 있는 남성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소수자이 더 많은 출연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과 그에 대한 피드백도 달라집니다.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이 변화)를 지지할 때, 변화는 시작될 것입니다.
21세기의 기사도 정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죠.
-메릴 스트립-
변화는 시작되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입니다. 균형을 이루며 성장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연대하고 함께 걸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지난 19년동안 숀다랜드가 걸어온 길이 있기에, 우리는 그 다음을 준비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벡델테스트
벡델 테스트는 미국의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영화나 미디어가 얼마나 성평등한가를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이게 무슨 성평등이야 하는 기준이지만,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미디어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 영화에 '이름'을 가진 여성이 2명 이상 등장하는가?
- 이 여성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가?
- 그 대화의 주제가 '남자'에 대한 것이 아닌가?
즉, 이름을 가진 두 여성 등장인물이, 남자 이외의 주제를 가지고 서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는가? 이것이 백델테스트입니다. 아주 최소한의 성인지 수준을 반영하는 낮은 수준의 기준입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영화가 이 테스트를 탈락합니다. 벡델테스트는 영화의 성인지 감수성을 살펴보는 테스트이지 영화의 작품성을 알아보는 테스트는 아닙니다. 아카데미상을 휩쓸어도 이 테스트에 탈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벡델 테스트를 통해서 우리가 흔히 보는 미디어에서 평등이 어떻게 그려지는 인식하고 고민해보게 합니다. 벡델 테스트에 대한 더 심도 있는 이야기는 나중에 다루도록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일상과 미디어에서 늘 차별을 만나고, 차별을 당하고, 또 다른 이를 차별을 하면서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의 생각의 저변에 내가 받았던 차별적인 인식이 깔려서, 또 누군가를 차별의 눈(잘못된 성인식)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지 두려워졌습니다. 잘못된 통념과 편견, 약자에 대한 혐오를 먼저 끄집어내어 화두를 던지고 얘기 나눠야 합니다.
영화에서 생각해봐야 할 점
제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이 영화는 단순하게 할리우드 내의 여성차별에 대한 고발에서 멈추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차별을 딛고 이러선 멋진 감독 와 배우들의 성공스토리만을 전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의 삶에 주어진 '한계'라는 것을 어떤 태도로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 얘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한계 짓는 그 잣대가 잘못된 것이라면 두려움을 안고서라도 그 잣대를 부수는 수없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 This changes everything처럼, 무엇이든 바꿔낼 수 있는 'This'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위에 언급된 '숀다랜드'가 누구인지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이미지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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