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책으로 읽었는 데, 지금까지 영화가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책으로 읽을 때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소름 돋는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책이었는데, 영화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추천을 드리고자 글을 적습니다.
영화 <더 기버>의 기본정보
런닝타임은 97분 밖에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영화입니다. 요즘엔 2시간이 기본적으로 넘어가는데 이 정도는 짧은 영화죠. 감독은 필립 노이스라는 거장 감독입니다. 2010년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솔트>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나오미 왓츠 주역의 <패닉런>이란 영화를 냈는데, 현재 73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영화감독님입니다.
영화의 줄거리
영화는 흑백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재앙의 사건이 있었는 지 모르지만, 색도 없고 날씨도 없고 감정도 없는 상태의 세계, 커뮤니티에서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이곳은 차별도 없고, 가난이나 고통도 없이 모두가 똑같은 행복, 똑같은 모양의 삶을 살아갑니다. 더 갖은 자도 없고, 덜 갖은 자도 없이 욕망도 탐욕도 없는 매우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영화 속에는 '기억'을 전달하는 기억전달자가 등장합니다. 기억 전달자는 이 커뮤니티가 생기기 이전의 인류의 역사와 축적된 경험 및 감정들을 모두 칭하는 개념입니다. 기억전달자가 커뮤니티에서 유일하게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사는 사라람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직위 수여식에서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주인공 조너스는 자신의 직위 수여식에서 기억받는 자(receiver)의 역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기억전달자(giver)로 부터 일반 커뮤니티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기억들을 배워갑니다.조나스가 새로운 것을 배워가면서 영화의 색감도 점차 컬러로 변합니다.
여러 가지 감정, 색깔, 욕망 등을 배우면서 원래 사람들에게는 이런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완벽하다 생각했던 커뮤니티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원로들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불행이 없기 위해서, 완벽하게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 자유를 다 빼앗아 갔으니까요. 커뮤니티의 사는 주민들은 일정시간마다 약물을 주여 받고 있었는데, 이것들 때문에 모두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누군가가 정해주는 임무대로 살아왔습니다. 조나스의 엄마 아빠도 실제로 출생을 통해 부모가 된 것이 아니라, 아이를 배정받고 아이를 돌보는 임무를 받아 그냥 공동생활을 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생활은 CCTV를 통해 녹화되고, 원로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실체를 알게된 조나스는 우연한 기회에 전쟁과 살상의 모습들도 보게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가장 추하고 숨기고 싶은 모습들을 조나스가 보고야 만 것이죠. 사실 기버는 현재 커뮤니티의 통제된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기억을 한 사람이 갖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돌려주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겠죠.
그 다음 내용은 꼭! 영화든 책으로든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볍게 누군가의 요약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입니다. 저는 영화보다 책을 더 추천드립니다. 차근차근 등장인물들이 하는 '대화'를 곱씹으면서 읽기에 좋거든요.
원작소설 동명소설 The Giver: 작가 로이스 로리(Lois Lowry)
작가 로이스 로리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 문학상인 뉴베리상을 두 번이나 탄 작가입니다. 그 수상작 중 한 권이 바로 이 책 '더 기버'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문학 작라 부를 수도 있겠네요. 약간 '디스토피아' 느낌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현실에는 있지 않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불편함을 없앤 '이상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철처하게 짜여 있는 곳에서, 그 어느 것에 실망도 하지 않고 실패도 없는 것이 정말 울 리가 바라보는 지점일까? 우리의 모든 욕망과 감정등을 쓸데없는 것으로 규정해 버리고 이것을 통제해 버린 가상의 사회 속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많은 것을 통제한 만큼,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동일한 배경의 메신저 Messenger 라는 작품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메신저는 더 기버의 배경에서 약 8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더 기버의 몇몇 등장인물이 메신저에 그대로 등장합니다.
청소년 문학작품이 이렇게나 깊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같은 대사를 읽고 다시 읽고 했던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 원서를 그대로 읽었는데, 다시 한번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한글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이 책은 적어도 고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이 깊은 사유를 하면서, 또는 친구들과 북토크를 하면서 읽어 본다면 더욱 깊이 마음에 새길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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