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영화를 보실 때 어쩐 점에 집중하나고 보시나요? 감독? 배우? 영상미? 제작비? 등등 많은 기준을 가지고 영화나 미디어를 선택하여 보실 텐데요. 오늘은 영화를 다르게보는 제3의 눈이라 불리는 '벡델 테스트'에 대해서 소개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가 벡텔 테스트를 통과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벡델 테스트 정의
벡델 테스트는 영화가 얼마나 '남성 중심'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고안된 테스트입니다. 미국의 만화가인 앨리슨 백델이 1985년 자신의 만화책에서 등장시켰습니다. 이런 게 테스트야? 할 정도로 기준이 낮고 이것만 통과하면 평등하다 말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하지만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미디어 작품들이 수두룩 합니다. 이것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해서 재미가 떨어지거나, 작품성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작품에서 그려내는 캐릭터가 성평등의 관점에서는 평등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죠.
벡델 테스트는 아래의 세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통과합니다.
- 자신의 이름을 가진 여성캐릭터가 최소 2명 등장합니다.
- 이 두 여성이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 그 이야기의 주제가 '남자'가 아니여야 합니다.
'이게 뭐야?'싶으시죠? 그런데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게 수두룩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없기도 합니다. 아가씨, 아줌마, **엄마라고 불리는 것은 자신의 이름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이 남성이 아닌 주제에 대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정말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데 많이 없습니다. 인천일보의 2019년 오피니언 기고를 보면, 한국영화 흥행 30위 중에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단 13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백델데이라는 2020년부터 위의 벡델테스트를 보완하여, 현시대상을 반영한 '벡델테스트 7'을 마련하였습니다.
벡델 테스트 7
-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이 2명 이상 등장합니다.
- 이 두명의 등장인물이 서로 대화를 나눕니다.
- 그 주제가 '남성 캐릭터에 대한 내용이 아니어야 합니다.
-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인 여성이어야 합니다.
- 여성 주인공과 남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할 것
-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타입(전형적인)으로 재현되지 않아야 합니다.
-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이 없어야 합니다.
먼저 소개해드린 테스트에서 더해진 4개의 질문들을 보면, 영화 속 성별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 지를 평가합니다. 성평등한 캐릭터를 구현하고, 창작자의 고용부터 성별 균형을 맞춥니다. 남성들만 모여서 성평등한 시선을 갖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매년 벡델초이스 10개의 작품을 선정하는데요. 2020년도 부터 선정작은 아래와 같습니다.
2020년
- 82년생 김지영
- 메기
- 미성년
- 벌새
- 아워 바디
- 야구소녀
- 우리집
- 윤희에게
- 찬실이는 복도 많지
- 프랑스여자
2021년
- 69세
-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 남매의 여름밤
- 내가 죽던 날
- 디바
- 빛과 철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
- 콜
- 혼자 사는 사람들
2022년
- 갈매
- 십 개월의 미래
- 앵커
- 연애 빠진 로맨스
- 오마주
- 윤시내가 사라졌다
- 장르만 로맨스
- 최선의 삶
- 헤어질 결심
위 목록을 보면, 우리가 '흥행'하였다고 본 영화들은 별로 없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영화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돌려서 생각해 보면 이른바 천만관객, 몇백만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 모으는 영화들은 저런 기준을 못 지킨다는 것입니다. 지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일까요? 이런 지점을 염두하지 않고 제작을 하는 것일까요? 감수성, 예민성이 없는 것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코모리 테스트 란?
마코모리 테스트는 영화 속에 출연한 여성이 수보다는, 이 여성이 맡고 있는 역할에 더욱 집중하여 테스트합니다. 이 역할이 남성캐릭터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보는 방식입니다.
- 최소 한 명의 여성이 등장하는가?
- 그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 그 여성이 남성캐릭터를 보조하는 데 그치고 있지 않는가?
이 영화도 통과하지 못하는 영화가 많습니다. 여성 캐릭터를 그저 보조로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부분의 007 시리즈가 그래왔고요.
2021년부터는 우리나라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성평등지수'를 지원사업 심사에 포함하여, 여성중심 영화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해요. 2018년 미투 운동 이후로 작게나마 이런 흐름들이 지속되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벡델 테스트로 생각해 볼 점
벡델 테스트를 통과해도 성차별적 요소는 여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벡델 테스트트 정말 최소한의 기준이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3시간짜리 영화에 여성 캐릭터가 먹고 있던 음식에 대해 1분 얘기해도 통과가 됩니다. 그래서 마코모리 테스트가 나오게 된 것이죠.
벡델 테스트와 작품성은 별개의 문제이다.
벡델 테스트는 영화의 '질'을 판단하는 잣대는 아닙니다. 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그려냈는지르 최소한의 방식으로 보는 도구입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와 역할을 주는 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영화와 미디어를 바라봅시다.
무의식적으로 그러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미디어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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